최선을 다해볼게요. 독일어와 영어로 하고요. 그럼 통역하면 되죠. 없는 것보단 낫죠. 아니면 여기 앉아 그냥 쳐다보는 것도 괜찮아요. 눈을 응시하는 거죠. 사랑엔 말이 필요 없잖아요.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늘 손을 잡고서 서로의 눈을 바라보죠.
좋아요. 혼자 먹기 싫으니 여기로 올라오세요. 아프라카인이군요! 어떻게 할지 모르겠네요. 네. 나중에요. 아주 좋아요. 태국에서 온 거 아니죠? (태국에서 왔습니다) 선행사요? (네) 오.
내가 올 걸 예상했나요? (아뇨) 아니라고요? 아무도 말 안 해줬어요? 그들이 미리 말해주지 않았나요? (내일이라고요) 그녀가 오늘 올 수 있냐고 묻길래 『모르겠어요. 시간이 없는데… 일요일은 확실해요』 했죠. 오늘 왔으니 내일은 사라졌다가 다시 올게요.
독일어는 정말 어려워요. 맙소사. 내가 독일에서 어떻게 독일어를 했나 몰라요. 너무 어려워요. 괜찮아요. 여기서 살면 아주 빨리 배우죠. 영어가 더 나아요. (훨씬 쉽습니다) 여러분도요? 독일인들도 그래요? 아니에요? (영어는 쉽습니다) 더 쉽죠. (독일어보다 더 쉽진 않죠) 더 쉽지 않다고요? (독일어하고 똑같습니다) (하지만 영어는 아주 쉽죠) 네. (문법상으로도 영어가 독일어보다 더 쉽습니다) 비교하자면요, 네. 그게 아니고 독일어를 조금 할 줄 안다면 독일어도 아주 쉽죠. 쉽다는 생각 안 드나요? (듭니다)
그래서 이번 주엔 뭘 하죠? 명상이죠. (명상이요) 다른 건요? (축하연이요) 축하연이요. (명상이요) 내일이요? 아, 좋아요. 문제없어요. 나도 와서 잠깐씩 여러분과 함께 앉아 있을게요. 잘 때는 드러눕고 싶은데 여기서 드러누워 여러분에게 나쁜 본보기를 보이고 싶진 않아요. 그러니 난 위층으로 자러 갈게요. 네, 그건 또 내가 벌써 나이 들었다는 얘기일 수 있죠. 계속 앉아있을 수 없거든요.
이곳의 여러분은 수행을 많이 해서 모두 성인이군요. 정말 오래 앉아있잖아요. 아주 오래 앉아있었죠. 얼마나 오래 앉아있나요? 얼마나 오래요? 얼마 동안이죠? 3, 4, 5시간인가요? (저흰 밤새 명상합니다. 때로는 자세를 바꿔야 합니다. 늘 이렇게 앉아있지는 못합니다) 물론이죠. 여러분은 기계가 아니잖아요. 심지어 쇠로 된 기계도 움직여야 하잖아요? 괜찮아요. 너무 혹독하게 하지 말아요. 괜찮아요. 여러분은 이미 성인이에요. 후광이 참 많아요. 일부 후광은 아주 검지만… (후광은 후광이죠) 후광은 후광이죠. 색깔은 상관없이요.
이렇게 말하는 건 좀 압박감이 드네요. 하루 종일 영어만 하다가 갑자기 여기서 독일어로 생각하고 독일어로 말하려니까 조금 힘이 들어요. 게다가 독일어는 약간 어렵잖아요. 안 그래요? (그렇습니다)
좋아요. 난 위층으로 갑니다. 그리고 다시 내려올게요. 그리고 또다시 올라가고 또다시 내려오고요. 분위기를 새롭게 하는 거죠. 고마워요. 나중에 봅시다. (나중에 뵙겠습니다. 몸조심하세요) 나중에 봐요. (네) 츄스(안녕!) (츄스!) 이 말이 좋아요. 『즈스(달콤)』처럼 들려요. 안녕! (안녕히 가세요!)
식사 잘 했나요? (네) 네. 아주 좋아요. 모든 게 좋아 보이는군요. 명상을 많이 해야 해요. 좋습니다, 좋아요. 왠지 아주 작네요.
그럼 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어울락(베트남)어, 등등 어떤 언어로 할까요? (독일어요) 독일어요? 여기 독일인이 몇 명이죠? 몇 명이 독일어를 하나요? (여기요) 그게 다예요? 이것밖에 안돼요? (네) 당신은 못해요? (네) 영어 해요? 못해요? (프랑스어를 합니다) 프랑스어요? 오, 문제네요. 이곳에는 왜 왔나요? 여긴 독일인데요. 우린 독일인만 보고 싶어요. 독일인과 어울락(베트남)계 독일인들이요. 중국계나 아프리카계 등 다른 모든 독일인이요. (폴란드도요) 폴란드계 독일인도요.
문을 닫을까요? 그럴 필요 없나요? 신선한 공기를 위해서요.
그럼 이제 무슨 언어로 얘기할까요? 어떻게 하죠? 독일어와 프랑스어와 영어를 동시에 할 수는 없잖아요. 통역은 없나요? 참 유감이군요. 그럼 독일어로 할까요, 아니면 영어로 할까요? 영어를 알아듣는 독일인은 몇 명이죠? 좋아요. 그럼 됐어요. 프랑스 사람도 물론 영어를 알아듣죠. 몇 명이나 영어를 못 알아듣나요? 영어를 못 알아듣는 사람들이요. 중국인과 어울락(베트남)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영어를 못 알아듣는다』는 사람이요. 중국인인가요, 어울락(베트남)인인가요? (어울락(베트남)이요) 어울락(베트남)인들이 어울락(베트남)어를 못 알아듣죠, 그렇죠?
당신은요? (저는 영어를 못하고 독일어만 합니다) 영어를 못하고 독일어만요. 당신은요? (독일어요) 독일어요. 당연히 그렇겠죠. 여긴 독일 법이 있죠. 독일식 정의죠.
이리로 다 함께 오세요. 좀 더 가까이 앉아도 돼요. 걱정 말고 이리 와요. 너무 끼어 앉았네요. 이리 와요, 어서요. 오, 여긴 안돼요. 아마도요. 오, 맙소사. 뭔 아파트가 이렇게 좁죠? 항상 너무 비좁아요. 태국에서도 가장 큰 호텔을 빌렸는데 너무 비좁았죠. 늘 너무 비좁아요. 헝가리도 작았고 먀오리도 이젠 너무 작아요. 나도 너무 작고요. 나 역시 아주 작으니까 문제없어요. 문제없어요. 자, 이제 중국어로 말하겠어요. (아주 좋습니다)
자리가 없어요? 자리가 더 없어요? 가까이 오세요. 더 가까이요. 다리를 펴세요. 내가 둘러볼 때만 통로를 만들고 그렇지 않을 땐 그냥 편히 앉아 있어요.
이게 필요한가요? 아니면 끄세요. 날 위한 건가요? 오, 그럼 안됐군요. 더 가까이 갈 순 없나요? 너무 가까워 불편한가요? (네) 나한테요? (네) 괜찮아요. 그럼 앉을 수 있죠. 너무 덥나요? 더워요? 덥나요? (저발열 전구입니다) 저발열 전구인데다 추운 겨울이니 괜찮죠. 네. 좋습니다. 어쨌든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여러분은 사랑이 많군요. 그렇죠?
이리로 약간 와요. 이제 다리를 좀 뻗어도 돼요. (네) 그래요. 뻗을 수 있는 사람은요. 아, 그거 알아요? 앉아서 다리를 다음 사람 위에 올려놓으면 돼요… 어깨 위에요. 앉아서 여러분의 발을 앞에 있는 사람 어깨 위에 올려놓으면 됩니다. 오, 미안해요. 항상 공간이 비좁죠. 늘 좁아요. 여기로 오세요. 조금만 당겨요. 공간이 좀 더 생기게요.
미안해요. 영어가 더 낫죠. 모르겠어요… 독일어로 말하려면 너무 오래 걸려요. 그리고 항상 문법도 문제고요. 진척이 없어요. 독일에서 살지 않는 한 독일어가 나아지지 않겠죠. (영어도 괜찮습니다) 네, 하지만… (통역이 될 겁니다) 괜찮아요? (네) 통역이 되나요? (네, 물론입니다) 독일어로 했다가 영어로 했다가 할까 봐요. (네)
네, 좋아요. 물론 나는 독일어로 하고 싶지만 내 혀가 약간… 머리도 빨리 안 돌아가고요. 내가 독일에 와 본 지 얼마나 됐는지 알아요? 얼마나 오래됐는지요? (9년입니다) 9년이요? 먼 옛날이죠. 벌써 9년 됐군요. (더 됐습니다) 더 오래요? (1996년요) 1996년? 아니에요. 2000년에 내가 여기 안 왔나요? (네) 그래요? 유럽 순회강연을 했는데요. 1999년에요. 독일에는 안 왔나요? 오, 너무 미안해요. 독일어가 너무 어려워서 그래요. 그리고 여러분은 내가 독일에서 살았었다고 독일어를 하길 기대하죠. 그건 아주 오래전이었어요. 먼 옛날 얘기죠.
네, 괜찮아요. 이따금 독일어를 해볼게요. 가끔씩은 영어로 하고요. 그럼 통역하면 되죠. 없는 것보단 낫죠. 아니면 여기 앉아 그냥 쳐다보는 것도 괜찮아요. 눈을 응시하는 거죠. 사랑엔 말이 필요 없잖아요.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손을 잡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키스합니다. 말할 시간이 없죠. 입은 키스하느라 바쁘죠. 우리는 모두에게 키스를 할 순 없지만 서로 볼 순 있어요. 계속 바라보면 되죠. 누구에게도 피해가 없죠.
자리가 없나요? 오세요, 오세요, 오세요! 이리로 오세요! 네. 끼어 앉으세요.
난 약간 바빴는데 꽤 게으르기도 했어요. 난 그게 없었어요. 엠비션을 뭐라고 하죠? (야망이요) 야망이요. 네, 야망이 좀 더 있어야 내게 좋은 건데 난 약간 게을러요. 하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그리 게으르지 않을지도 몰라요. 처음에 우린 아주 바빴죠. 일도 문제도 아주 많았죠.
뭐예요? 뭐죠? 비밀이 뭔가요? 우린 듣고 싶어요. 뭐였어요? 말해보세요. (그냥…) 뭐라고요? 말해보세요. (아닙니다) 나에 대한 거예요? (아뇨, 괜찮습니다) 나 때문인가요? 그럼 말하지 말았어야죠. 여긴 비밀이 없어요. 아, 그럼 난 가야겠군요. 여긴 모든 게 비밀이니까요. 여기서 무슨 말들이 오가는지 알 수 없죠. 참 좋게 만들었네요.
나쁜 건 아니죠? (네, 나쁜 건 아닙니다. 그 반대입니다) 그럼 괜찮아요. 우린 듣고 싶어요. 뭐든 말해봐요. (아닙니다) 싫어요? 항상 똑같군요. 그래서 당신이 편안치 않은 거예요. 늘 비밀스럽죠. 좋은 거라면 말해보세요. (제 생각엔 너무…) 하지만 그녀는… (아닙니다) 그럼 뭐죠? (괜찮습니다) 괜찮다고요? 첫째, 당신은 숨기는 게 없어야 해요. 둘째, 내가 말할 때 당신은 말하면 안 되죠. 둘 다 좋지 않아요.
질문이 있나요? 아니면 말하고 싶은 비밀이라도? 내 귀에만 대고 속삭여봐요. 좋은 건 내게 털어나 봐요. 내 귀에만요. 아무도… 모두 귀를 닫으세요. 그녀는 아무 말 하지 않은 거예요. 내 귀에만 말했죠. 난 좋은 걸 듣고 싶어요. 네, 당신에 관한 거요? 오, 괜찮아요. 자요! 전혀 못 알아들었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정말 못 알아들었거든요. 그러니 통역할 수 없어요. 전혀 못 알아들었으니까요. 뭐라고 했죠? 중요한 건 우리가 행복하다는 거죠. (네) 매우 편안하고요. 멋진 장소예요.
